AI 시대 생존기 시리즈 | 22편
2026년에 읽은 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 리뷰. 2023년에 쓰인 이 책은 이미 AI를 쓰고 있는 사람에게 감흥이 없다. 클로드, ChatGPT, Gemini 세 개를 돌리는 직장인의 솔직한 평가. 학자의 낙관이 현실과 얼마나 어긋났는지, 두 번째 뇌는 왜 유료인지, 그리고 몰릭 자신은 지금 어떻게 변했는지.
20년 넘게 직장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아직도 내 삶은 힘들다.
자본주의에 살면서, 자본을 소유할 생각은 1도 없이, 내 노동과 시간만 팔면 부유하진 않지만 그럭저럭 먹고 살 수 있을거란 착각이 지금의 힘든 삶을 만들었다는 걸 이제서야 깨달았다.
이제 모두들 AI를 이야기한다.
잘은 모르지만 AI를 모르고 열심히만 했다가는 20년동안 했던 그 실수를 반복할 거 같은 두려움에 AI영상은 닥치는대로 보는 요즘이다.

샘 알트만, 일론 머스크, 잘나가는 경영자들이 말하는 AI의 미래,
그리고 김대식 교수의 이런저런 영상. 신기했고, 새로웠다.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감흥이 없어졌다.
어느덧 내 질문은, "와, 대단하다"에서 "그래서 나는 어떻게 해야 하지?"로 바뀌었다.
이에 대한 이야기는 유튜브에 잘 없다.

그래서 책을 찾아보게 되었다.
유튜브의 짧은 영상을 통해 잠깐 고민은 할 수 있지만, 진짜 무언가 내 관점을 세우기 위해서는 누군가 몇 년을 힘겹게 고민하면서 써 내려간 책이 더 적합하지 않을까?는 생각에 AI관련 책을 보기 시작했다.
💡 같은 AI인데, 보는 사람에 따라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한다.
· 레이 커즈와일 (과학자)
"특이점, 즉 AI가 인류를 뛰어넘는 순간이 온다."
· 이선 몰릭 (경영학자)
"AI를 나의 두번째 뇌처럼 쓰면서 나의 능력을 확장하자."
· 유발 하라리 (역사학자)
"AI 위험하다."
· 유드코스키·소아레스 (AI 안전 연구자)
"인류는 멸망한다."
AI 미래에 대한 로드맵을 알고 싶어 레이 커즈와일의 《마침내 특이점이 시작된다》를 읽었고,
두 번째로 선택한 책이 지금 이 책, 이선 몰릭의 《듀얼 브레인》이다.
"AI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방법론"을 배우기 위해 이 책을 선택했다.
그리고 이후에는 "AI를 바라보는 인류학자의 견해"를 보기 위해 유발 하라리의 《넥서스》를 볼 예정이고, 다음으로 AI 최악의 미래 시나리오를 다룬 《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
우선, 이 글이 듀얼 브레인 리뷰이니,
결론부터 말하면. 2026년에 이 책을 읽을 필요는 없다.
추천을 믿었다
유튜브에서도, AI한테 물어봐도 이 책을 추천해 줬다.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이코노미스트 선정 2024년 올해의 책. 한국어판은 2025년 3월 출간.
하지만, 읽으면서 계속 '이걸 왜 아직도 추천하는 거지?'라는 의문이 가시지 않았다.
이 책은 2023년에 쓰였다. GPT-4가 막 나왔을 때다.
지금은 2026년 5월이다. AI 세계에서 3년이면 한 세대가 아니라 세 세대가 지난 거다.
수많은 유튜버들이 여전히 이 책을 소개하고 있다. 정말 읽어 본 건지, 아니면 돈 받고 하는 건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지금 AI를 쓰고 있는 사람이라면, 이 책에서 새로운 걸 얻기 어렵다.

왜 감흥이 없었나
읽을까 말까 고민했다. 2024년 원서가 나왔고, 한국어판은 2025년 3월이니까. 2026년에 읽기엔 좀 오래되지 않았나 싶었다.
몰릭은 책에서 ChatGPT와 논쟁을 한다. "AI도 생각이 있어? 없어?"
그리고 AI에게 농담을 시켜 본다. 프롬프트를 잘 짜는 법도 알려준다.
AI를 업무에 활용하기 위한 방법들을 제안한다.
2023년에는 이게 최전선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나는 지금 AI 세 개를 쓰고 있다. 클로드, ChatGPT, Gemini.
몰릭이 "듀얼 브레인"을 이야기할 때, 사람들은 이미 트리플로 돌리고 있는 게 아닌가?

AI를 잘 활용하려면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중요하다 라는 말을 들었다.
근데 도대체 왜 프롬프트가 중요하다고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
그냥 대화다. 원하는 걸 명확하게 말하면 명확한 답이 온다.
직장에서 상사가 "적당히 해 줘" 하면 제일 짜증났듯이,
AI한테도 애매하게 말하면 애매한 답이 온다. 그게 전부다.
2023년에는 이걸 "엔지니어링"이라고 불렀다.
2026년에는 그냥 "소통 아니면 명확한 대화" 이렇게 부르는 게 맞지 않을까?
사실 월 구독료만 많이 내면, 내 작업을 이어서 해 주기 때문에 같은 대화창으로 대화할 때,
처음에 많이 설명한 말을 간단히 한마디면 끝난다.
"매일 작업한 루틴 업무 시작하자. 바로 부탁해"
"알았어, 해오던 작업 방식 그대로 할게"
⏱️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아침루틴 하자"
"알았어" 라는 말과 함께 바로 작업이 시작된다. 그것도 아주 정확히!!
학자의 낙관, 현실의 냉소
이 책에서 가장 마음에 걸린 부분이 있다.
몰릭은 이렇게 말한다.
"AI가 반복 업무를 대신하면, 인간은 더 창의적인 일에 집중할 수 있다. 생산성이 올라가고, 남는 시간에 더 의미 있는 일을 할 수 있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의 현실은 어떤가?
AI가 일을 잘 하니까 사람 3명이 필요 없어졌다. 1명이면 된다. 2명은 나간다.
남는 시간에 창의적인 일? 의미 있는 일?
아니, 두 명은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남은 1명이 세 사람 몫을 한다.
몰릭은 결국, 기업을 운영하는 CEO가 아니라, 경영대학원 교수, 즉 학자일 뿐이었다.

두 번째 뇌는 유료다
몰릭이 빠뜨린 게 하나 더 있다.
듀얼 브레인, 좋다. AI라는 두 번째 뇌를 갖는 시대.
그런데 그 두 번째 뇌는 월 구독료를 내야 쓸 수 있다.
클로드, ChatGPT, Gemini. 각각 구독하면 월 6~7만 원.
에이전트 AI, 코딩 서비스까지 가면 수십만 원이다.
40년 전에는 핸드폰이 없어도 살았다.
지금은 없으면 생활이 안 된다.
통신비라는 기초 생활비가 새로 생긴 거다.
AI도 같은 길을 가고 있다.
그런데 핸드폰은 대중화되면서 가격이 내려갔지만,
AI는 진짜 쓸모 있는 기능일수록 가격이 올라간다.
돈 있는 사람은 AI 상위 버전을 돌리면서 코딩을 하고 있고,
돈 없는 사람은 무료 버전으로 간단한 것만 물어본다.
이번에는 정말 돈으로 개인 역량과 실력 차이가 나게 된다.

기초생활비의 기준이 모호해지고 있다.
먹고 자고 입는 게 기초였는데,
이제 통신비, 인터넷, 그리고 AI 구독료까지.
어디까지가 기초인지, 아무도 선을 못 긋고 있다.
몰릭은 "AI를 활용해 듀얼 브레인으로 능력을 업그레이드하자"고 했지만,
돈 없는 사람은 계속 싱글 브레인으로 남아야 한다.
몰릭은, 이 부분은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래서 몰릭은 지금 뭐라고 할까
읽다 보면 몰릭은 계속 AI와 인간의 협업에 대해 긍정적으로만 이야기한다.
읽다가 좀 화가 났다.
3년이 지난 지금 AI로 인해 일자리를 잃고, 이런저런 걱정이 많아지는 요즘인데...
그 긍정적 생각을 아직도 하고 있을까?
아님 자신의 오류를 반성하고 있을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몰릭이 쓴 최신 논문, 글 혹은 강연 내용을 AI에게 찾아달라고 했다.
역시나, 그 또한 변하고 있었다.
· 2023년 : "AI는 인간의 파트너다." (Co-Intelligence)
· 2025년 말 : "솔직히,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 2026년 : 새 책 제목, 《Co-Existence》
Co-Intelligence(협력)에서 Co-Existence(공존)로. "같이 일하자"에서 "같이 살아남자"로 바뀐 것이다.
제목이 모든 걸 말해준다.

그리고 그는 이런 말을 하기 시작했다.
"AI 기업들의 목표는 인간보다 뛰어난 기계를 만들어 인간 노동을 대체하는 것이다. 비현실적일 수도 있지만,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책 마지막 섹션에서 조심스럽게 던졌던 가능성 — AI가 AI를 만드는 초지능의 시대.
그때는 먼 이야기처럼 썼는데, 지금은 그 현실을 인정하고 있는 듯하다.
글쎄, 잘 모르겠다. 경영학을 학문이라고 인정을 해야 하는지?
학자라면, 인류의 삶에 관련된 부분은 좀 더 신중하게 이야기하는 게 맞지 않았을까?
몰릭의 책이 대중에게, AI 관계자에게 많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고, 알게 모르게 멈출 수 없는 작금의 AI 무한 경쟁을 부추긴 게 아닐까?
시간 낭비였을까
나쁜 책이 아니다. 2023년에 읽었다면 눈이 번쩍 뜨였을 거다.
하지만 지금 당신이 검색 대신 AI를 통해 정보를 묻고 일상을 처리하고 있다면, 이 책은 시간 낭비다.
반면, 지금도 AI에게 한 번도 질문해 본 경험이 없다면, 한번쯤 읽어 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이 여정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이렇듯 이 책은 그냥... 빨리 끝내고 싶은 그런 글자들의 나열이었다.
이제 세 번째 책, 하라리의 《넥서스》가 기다리고 있다. 역사학자는 AI 시대를 어떻게 보고 있을까.
네 번째 책, 유드코스키의 《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 AI 안전 연구자들의 생각지도 못한 극단의 경고.
그리고 네 권을 다 읽고 나면, 아마 다섯 번째 질문이 올 것 같다.
기업은 AI를 선점하기 위해 죽도록 경쟁하고 달려갈 것이다. AI 위험성이니 뭐니 하는 걸 깊게 신경 쓰지 않을 것 같다. 그 와중에 우리가 기댈 수 있는 건 결국 '국가의 정책'이다.
부의 불평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AI 시대의 정부 정책. 당장 먹고 살아야 하니 거기에 관심이 갈 수밖에 없다.
우선, 인류학자인 유발 하라리는 AI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넥서스》로 먼저 알아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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