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생존기 시리즈 | 31편
AI를 배워야만, AI 시대를 준비하는 걸까?

30편에서 저는 이런 질문을 남겼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가?"
요즘 AI 전문가들에게 이걸 물으면 답은 비슷합니다.
"바이브 코딩부터 해보세요. 코딩을 몰라도 자연어로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어요. AI Agent도 써보세요. 비행기표 예약부터 결제까지 대신 해줍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으면 당장이라도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도 빨리 해봐야 하는 것 아닌가?'
'AI를 모르면, 키오스크 주문대에서 서성이다 그냥 돌아가는 어르신들처럼 되는 게 아닐까.'

그런데 한편으로는 계속 마음에 걸리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그걸 배우면 먹고 사는 문제가 해결되는 걸까?
● ● ●
이 장면, 어디서 본 것 같았습니다.
몇 년 전에는 유튜브로, 스마트스토어로 자신만의 파이프라인을 만들라 했습니다.
"돈 되는 방법을 가르쳐 줘도 95%는 포기합니다. 포기만 안 하면 됩니다."
'그래. 나도 한번 직장 말고 나만의 수익을 만들어 보자.'
그런데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문제는 단순히 포기하느냐 아니냐가 아니었습니다. 그 현실 자체가 생각보다 쉽지 않았습니다.

12억 9천만 원
한국 유튜버 상위 1% 평균 수입 (2024년)
2,463만 원
하위 50% 평균 수입 (2024년)
이것도 그나마 수익을 만들어낸 사람들의 이야기입니다. 수익화까지 가지 못한 저 같은 사람이 실제로는 훨씬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그분들이 거짓말을 한 건 아니었습니다. 실제로 그분들은 성공했으니까요.
다만
그 누구도 수익화까지 만드는 사람의 확률은 강조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처음부터 그 수많은 유튜버들이 얼마나 힘든 무한경쟁인지 먼저 강조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랬다면 적어도 내가 어떤 선택을 하고 있는지는 알고 시작했을 것 같습니다.
● ● ●
AI도 조금 비슷하게 느껴졌습니다.
모든 분들이 "AI를 배우세요."
바이브 코딩을 배우고, AI Agent를 사용하고, 새로운 AI 도구가 나오면 직접 써보라고 합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시간만 투자하는 것도 아닙니다.
제대로 해보려면 매달 사용료도 내야 합니다.
새로운 도구를 배우고, 계속 바뀌는 기능을 따라가야 합니다.
저도 그런 영상을 보면 바로
'이것도 해야 하나?'
'저것도 배워야 하나?'
그런데 다시 같은 질문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래서 그걸 배우면, 돈을 벌 수 있을까.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아니면 그냥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배우는 걸까.
그런데 정작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쉽게 들을 수 없었습니다.
대신 돌아오는 말은, "일단 해보세요."였습니다.
● ● ●
그럼, '나는 왜 AI를 배우려고 했을까?'
키오스크 앞에서 서성이는 어르신들처럼 되지 않을까 라는 두려움이 제일 컸고,
혹, AI를 배우면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라는 막연한 생각 때문이었던 거 같습니다.
근데 다시 생각해 보면, 바이브 코딩을 못한다고, AI Agent를 활용하지 못한다고 해서 키오스크 앞의 어르신들처럼 될 것 같지는 않습니다.
지금 보편화된 언어모델 정도만 잘 활용해도 괜찮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막연히 AI를 배우면 먹고 살 수 있다?
이 또한, 그냥 두려움에, 무엇을 할지도 모르는데, 도구부터 찾고 있었던 거 같습니다.
급한 마음에 앞뒤를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AI 시대라고 해서 사람이 먹고사는 방식 자체가 완전히 달라지지는 않을 거 같습니다.
인터넷이 나왔을 때도, 유튜브가 유행했을 때도, 결국 우리의 질문은 같았습니다.
무얼 해야 먹고 사는 데 큰 지장이 없을까?
AI가 아무리 발전해도 결국 '무엇을 할지'는 자신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AI를 배워야 살아남을 수 있다'는 조급함 때문에, 무엇을 할지도 정하지 않은 채 큰돈을 결제하고 바이브 코딩과 AI Agent부터 찾아보는 것이 과연 맞는 순서일까?
지금 우리 고민은

"AI를 배운다 → 그다음엔 어떻게든 되겠지."
"내가 무엇으로 먹고살지 정한다 → 그 일에 필요한 만큼 AI를 배운다."
이 순서가 맞다고 봅니다.
AI를 배우지 말자는 이야기가 아닙니다.
오히려 AI는 배워야 할 것 같습니다.
다만 배우는 것이 먼저는 아니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 ●
돌아보면, 이런 고민들은, AI 시대라서 특별히 새로 나온 것도 아닙니다.
퇴직 압박을 받았을 때에도 같은 질문을 했습니다.
"회사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까? 결국 퇴직 후 무얼 할지 지금부터 찾아봐야 하는 거 아닌가?"
그때도, 결국 "나는 앞으로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였습니다.
AI는 새로운 질문을 만든 것이 아니라,
어쩌면 우리가 원래 가지고 있던 이 질문을 더 빠르게, 더 크게 다시 던지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제 조금 다르게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AI 시대를 준비한다는 것이 무조건 새로운 도구부터 배우는 것이 아니라,
'내가 어떻게 먹고 살 것인지?' 그 방법을 더 현실적으로 고민하고,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찾아보고,
그렇게 할 일에 대한 가닥이 잡히면 그때 필요한 AI를 배우는 것.
그게 오히려 맞는 순서인 거 같습니다.

● ● ●
아직 저도 답을 찾은 것은 아닙니다.
무엇으로 먹고살지 정한 것도 아니고,
AI를 어디까지 배워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한 가지 정리되는 내용은,
AI 시대라고 해서, 사람에게 필요한 질문까지 달라진 것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무엇으로 먹고살 것인가?"
그 질문에 답하지 않은 채
무엇을 배울지만 계속 찾는다면,
결국 또다시 "일단 해보세요."라는 말 앞에 서게 될 것 같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그렇다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AI 시대에도 끝까지 남는 '가치'는 무엇인지
그 질문을 따라가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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