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생존기 시리즈 | 30편
각 국가의 기본소득, 어디까지 준비됐을까?

어디서는 전쟁을 하고,
어디서는 AI 경쟁을 하고,
어디서는 정치 이야기만 합니다.
그리고 우리는 오늘도 평소처럼 출근합니다.
마치 이런 일들이 나와는 상관없는 것처럼요.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 일들은 결국 우리 생활에 영향을 미칩니다.
전쟁은 물가로 오고, 정치는 세금으로.

그리고 AI는 일자리로 옵니다.
언젠가 그 시기가 나한테 올거란 걸 알지만,
그 전에 국가가 충격을 완화할 제도를 준비해 준다면, 그 충격은 조금 덜하지 않을까?
그런 희망으로, 각 국가의 AI관련 기본소득 외 법제화가 어디까지 준비되고 있는지 찾아봤습니다.
● ● ●

1. 한국 — 논의는 시작됐습니다
한국은 AI 기본법을 시행했습니다. 하지만 내용을 보면 AI의 안전성과 투명성이 중심입니다.
AI 때문에 일자리가 줄어들기 시작하면,
기본소득은 어떻게 될까.
재교육은 어디까지 준비되어 있을까.
로봇세는 정말 생길까.
제가 정말 궁금했던 건 이 부분이었습니다.
찾아보니, 대통령이 로봇세를 언급했고, 국회미래연구원도 AI 사회보장세를 제안했습니다.
하지만 아직은 대부분 '논의' 그 단계였습니다.
2. 유럽 — 시민들이 먼저 움직이지만
유럽은 조금 달랐습니다.
무조건부 기본소득을 요구하는 시민 발의가 2026년 7월, 다시 공식 등록됐습니다.
그런데 자료를 찾아보니, 이런 시도가 처음이 아니었습니다.
2013년, 그리고 2020년에도 똑같은 발의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목표했던 100만 명 서명을 채우지 못했습니다.
2013년 시도는 30만 명에서 멈췄습니다.
이번엔 6개월의 준비 기간을 거쳐, 내년부터 다시 12개월 동안 100만 명 이상의 서명을 모아야 합니다.
여론조사에서는 기본소득에 대한 지지가 꽤 높게 나옵니다.
근데 그 지지가 실제 서명이라는 행동으로 이어지는 데는, 매번 힘이 부족했습니다.
3. 미국 —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미국은 아직 연방 차원의 AI 기본법은 없습니다. 하지만 흥미로운 목소리가 나왔습니다.
그 전에 발생한 몇 가지 사건을 이야기 하면,
오픈AI 샘 올트먼의 자택에 화염병이 던져졌습니다. 며칠 뒤엔 총격까지 있었습니다.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지만, 동기는 아직도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같은 시기 캘리포니아에서는, 억만장자에게 세금을 물리자는 시민 발의가 150만 명의 서명을 모아 11월 투표에 부쳐질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2026년 5월, 캘리포니아 주지사 개빈 뉴섬이 한 강연에서 이런 발언을 했습니다.
"포크를 든 사람들은 이미 와 있다."
그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면접 연락조차 못 받는 25살 사무직 청년들을, 예전에 나프타 같은 무역협정으로 밀려났던 공장 노동자들에 비유했습니다.
"이건 다른 종류의 연대다. 화이트칼라와 블루칼라가 같은 편이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는 "자선이 아니라 소유"라는 표현을 썼습니다.
AI 기업이 만들어낸 부를, 국민도 함께 가져야 한다는 발상이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생각이 정치인 혼자만의 아이디어가 아니라, 샘 올트먼과 다리오 아모데이 같은 AI 기업 창업자들도 비슷한 문제의식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 ● ●
한국도, 유럽도, 미국도, 방법은 다르지만, 모두 AI 이후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눈에 띄는 변화는 없습니다.
오히려 그 점이 더 마음에 걸렸습니다.
모두 준비는 이야기하는데, 아직 아무도 현실을 말하지 않는 것 같았습니다.
문득 산업혁명 초기도 떠올랐습니다.
당시 사람들은 방직기가 생산성을 높여주는 도구라고 생각했습니다.
혹시 지금 우리도 AI를 그런 시선으로만 바라보며, 그 뒤에 올 대량 실직의 가능성을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건 아닐까요?
산업혁명은 새로운 터전을 찾아 나설 수 있는 옵션이라도 있었습니다.
영국에서 기계가 일자리를 바꾸기 시작했을 때, 사람들은 캐나다로, 호주로, 미국으로 떠날 수 있었습니다.
완벽한 해결은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기계가 아직 닿지 않은 새로운 땅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AI는 다릅니다.
AI는 인터넷으로 퍼집니다. 클라우드로 퍼집니다. 국경이 없습니다. 시차도 거의 없습니다.
이번에는 AI가 아직 오지 않은 나라는 없습니다.
그 순간 깨달았습니다.
이번에는 새로운 터전이라는 옵션도 없구나.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AI를 더 배우면 될까.
창업하면 될까.
아니면 기본소득을 기다려야 할까.
부자가 되고 싶은 게 아닙니다.
지금의 생활과 가족을 지키려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가까운 미래 AI로 일자리가 사라지는 그 현실이 나만 피해갈거란 생각이 들지 않습니다.
이제는 이 현실을 인정하고,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하는 시대가 된 것만은 분명해 보입니다.

● ● ●
정리하면
29편에서는 왜 법은 항상 기술보다 늦게 움직이는지를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세계가 어디까지 준비하고 있는지를 찾아봤습니다.
그리고 정책보다 더 크게 남은 것은, 한 가지였습니다.
산업혁명은 새로운 땅이라는 옵션이 있었습니다.
AI 시대는 그 옵션 자체가 없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누군가 먼저 해결해 주기를 기다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적어도 세상이 어디로 움직이는지는 알고 있어야, 변화가 내 앞에 왔을 때 "왜 갑자기?"가 아니라 "아, 이제 오는구나."라고 말할 수 있을 테니까요.
다음 편에서는, 그렇다면 개인은 무엇을 준비해야 하는지. 이제는 '무조건 열심히'가 아니라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지' 그 질문을 조금 더 따라가 보겠습니다.

'일상중에' 카테고리의 다른 글
| AI를 배워야만, AI 시대를 준비하는 걸까? | AI 시대 생존기 31편 (0) | 2026.08.13 |
|---|---|
| [AI 시대 생존기 #29] AI는 이미 와 있는데, 법은 왜 이렇게 느릴까? (0) | 2026.07.31 |
| [AI 시대 생존기 28편] 왜 산업혁명은 대량 실업자를 방관했을까? AI 시대, 우리도 결국 그렇게 되는 건 아닐까? (0) | 2026.07.28 |
| [AI 27편] AI는 실직 대신 일하는 시간을 줄여줄까? 그리고 내 월급은? (0) | 2026.07.23 |
| [AI26] 《AI 신의 탄생 인간의 종말》 — 이 책을 사기 전에, 이것 하나만 알고 시작했으면 좋겠습니다. (0) | 2026.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