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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달리기

아침 달리기 3주차

3주째 아침 달리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몸이 적응하기는커녕, 매일 피곤하기만 합니다.
문제는 아침이 아니었습니다. 저녁이 문제였습니다.
왜 우리는 알면서도 늦게 자는 걸까요? 심리학에는 이미 이름이 붙어 있었습니다.
"Revenge Bedtime Procrastination"
아침 달리기 3주차, 피곤 모드 탈출을 위한 솔직한 기록입니다.

I. 3주차가 되어가는 아침 달리기

저녁에는 잠들기가 힘들고, 아침에는 5분만, 10분만 하면서 눈만 감으면 그렇게 순식간에 잠드는지.

딱 그 반대면 아침 달리기가 쉬워질 텐데.

20여 일 동안 4일은 아침에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아직도 아침 달리기가 적응이 안 됩니다. 아침에 일어나는 것도 너무 힘들고, 저녁 달리기에 비해 아침 달리기는 힘차게 달리기보다 조깅으로도 벅찬 느낌입니다. 그렇게 일찍 일어나 달리면, 하루 종일 너무 피곤합니다.

다만, 좋은 점은 나와의 약속을 지켰다는 뿌듯함. 하지만 이렇게 몸이 힘든 상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습관 바꾸기가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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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 왜 그렇게 아침 달리기에 목을 매는 거야?

2년 만에 처음으로 달리기 대회 후 부상이 없으니, 달리기 욕심이 다시 생겼습니다.

마일리지부터 올리자는 생각에 저녁에 혼자 몇 번 달리니, 와이프가 뭐라 하더군요. "자기 생활만 한다고." 그래서 며칠 같이 달렸는데, 그 훈련량으로는 부족해서 — 아침에 별도로 달리고, 저녁에 와이프와 가볍게 같이 달리기로 했습니다. 아침형 인간이 아님에도 아침 달리기를 결정한 계기입니다.

한마디로, '정신 차리자'.

우리 모두 인생에서 성공하는 법칙을 모르는 사람은 없다고 하더군요.

"아침에 일찍 일어나고, 꾸준함을 반복하고,
그 한 가지를 3년 넘게 꼬박꼬박 지킨다면,
원하는 것을 이룰 수 있다."

항상 들어왔던 말. 항상 알고 있는 사실. 하지만 한 번도 그 꾸준함을 실천하지 못했던 나. 아니, 우리 모두.

50 초반이 되어서야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말만으로는, 생각만으로는 변하는 게 없다는 것을. 생활이, 행동이 변해야 내가 원하는 삶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그래서 오늘도 힘겹게 알람을 끄고, 일어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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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II. 3주차임에도 왜 아직도 첫날처럼 피곤할까?

매주 토요일 달리기 정모가 있습니다.

금요일 새벽 2시에 잠들어, 겨우 아침 6시 정모에 도착했습니다. 한 분은 미리 뛰고 계셨고, 조금 기다리니 가쁜 숨을 몰아쉬며 도착하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언제 나오신 거예요?"
"한 5시 전부터 뛰기 시작했나?"
"일찍 나오셨네요. 전 아침 달리기가 아직도 힘든데…"
"일찍 자야지, 그거밖에 없어. 일 없을 때는 7시에도 자서 3시에 나오기도 하고. 아침에 나오려면 일찍 자야 돼."
"그게 잘 안 되네요."

일요일 아침에는 결국 일어나지 못했습니다. 한번 못 일어난 날은 낮에도 한참 낮잠을 자고, 몸은 계속 천근만근. 아마도 6일 동안 일찍 일어나며 못 잔 잠을 몰아자는 것 같았습니다.

일찍 일어나는 시간은 앞당겼는데,
잠드는 시간은 그대로였던 것.

수면 총량이 줄어드니, 몸이 적응해 가는 게 아니라 피곤이 계속 쌓여가고 있었던 겁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건 어떻게든 억지로 되는데, 그게 지속되려면 결국 저녁이 바뀌어야 한다는 걸 3주가 지나서야 제대로 실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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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냉정한 생각

지금 상태로는 아침 달리기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억지로 일어나는 건 어떻게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몸이 피곤한 상태에서 계속 억지로 일어나고, 3주가 지나도 낮에 비몽사몽이라면 — 장기적으로 몸이 버티지 못하고, 의지력 또한 그 피곤함을 이기지 못할 것이 뻔합니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기로 했습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보다
"9시 30분 전에는 눕자"를 최우선으로

아침을 바꾸려다 실패한 게 아니라, 저녁을 바꾸지 않아서 아침이 계속 힘들었던 겁니다. 순서가 틀렸던 거죠.

늦게나마 철들어 생각한 '정신 차리자'를 유지하려면, 이 순서를 먼저 바로잡아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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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 근데 왜 저녁에 일찍 자려 하지 않는 걸까?

하루 일과도 끝나고, 밥도 먹었고, 샤워도 끝냈습니다. 그냥 편안하게 누워 자면 되는데 — 왜 그렇게 일찍 자는 게 어려울까요?

궁금해서 찾아봤습니다. 그랬더니 심리학에 이미 이름까지 붙어 있더군요.

Revenge Bedtime Procrastination

복수형 취침 미루기

하루 동안 내 마음대로 할 수 없었던 사람이, 밤만큼은 내 시간을 되찾으려고 의도적으로 자지 않는 행동.

듣고 나니 딱 제 얘기였습니다. 이유는 크게 세 가지였습니다.

첫째. 자율성 회복 욕구

일, 가족, 해야 할 것들에 치여 하루를 보낸 뒤, 밤에 뭔가를 하는 것 자체가 낮 동안의 부담에 대한 소소한 반란처럼 느껴지는 것.

아무 걱정거리도 없는데 그냥 자기 싫은 날이 있습니다. 왠지 "온전히 나만의 시간"을 빼앗기는 것 같아서. 그게 바로 이 심리였던 겁니다.
둘째. 도파민의 함정

숏츠 하나, 유튜브 하나가 즉각적인 도파민을 쏘아줍니다. 그 순간의 보상이 내일 아침 상쾌함이라는 먼 미래를 가볍게 이겨버립니다.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보상 시스템이 그렇게 작동하는 겁니다.

그래서 가끔은 술을 찾고, 그래서 가끔은 핸드폰을 보며 즐거워하고, 그렇게 아침을 피곤하게 맞이했던 거 같습니다.
셋째. 잡생각과 반추

누웠는데 말똥말똥한 그 상태 — 오늘 못 한 일, 내일 해야 할 것들이 머릿속을 맴돌면서, 그 불안을 피하려 다시 폰을 집어 드는 겁니다.

오늘의 일이, 내일의 일이 걱정될 때야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아무 걱정거리도 없는데 그냥 잠이 오지 않는 날도 있었습니다. 결국 다 같은 이유였습니다. 하루를 버틴 나에게 주는 보상.

힘든 하루를 보낸 자기 보상 욕구를 흘려보내는 1~2시간. 금요일 밤, 토요일 밤, 힘든 한 주를 보낸 자기 보상 욕구로 새벽까지 자지 않고 놀면서 흘려보낸 3~4시간.

연구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말이 있습니다. "의지력을 키우려 하지 말고, 환경과 구조를 바꿔라." 결심이 아니라 설계가 필요하다는 거죠.

왜 못 자나 그래서 뭘 바꿀까
스마트폰이 침대 옆에 있다 알람시계 하나 사고, 폰은 거실에 둔다
밤에 내 시간을 보상받으려 한다 저녁에 의도적으로 '내 시간' 30분을 만든다
숏츠·유튜브 도파민 루프 참으려 하지 말고, 접근성 자체를 낮춘다
누우면 잡생각이 많다 취침 전 짧은 루틴으로 뇌에 "이제 잘 시간" 신호를 준다
"오늘만 좀 더" 자기합리화 취침 시간을 고정하고, 예외를 만들지 않는다

알고 나니 명쾌합니다.

아침을 바꾸기 전에, 저녁을 먼저 설계해야 했던 겁니다.

나에 대한 보상은 조금 미루고, 내 삶을 개선하기 위해 이제 '정신 차리자'를 실천해야 할 것 같습니다.

그 보상은 몇 년이 지나 내 삶이 나아지고 있다는 만족감으로 받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