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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달리기

울트라 마라톤 100km 완주 후

100km 첫 울트라 도전.
40km 흥분으로 인한 오버페이스, 70km 이후 발바닥·장경인대 통증,
80km부터는 걷는 것도 힘든 고통의 구간이 이어졌습니다.
동료의 동반주와 여러 응원 속에서 조금씩 앞으로 나아갔고,
결국 16시간 13분 26초 만에 결승선에 도착했습니다.
이 기록은 그 하루의 긴 여정을 정리한 회고입니다.

I. 다치기 전까지 — 시작부터 불안

이번이 제 첫 울트라 마라톤 도전이었습니다. 예전에 풀코스를 뛰다 다친 경험이 있어, 대회 전에도 당일에도 계속 불안했습니다.

“과연 완주할 수 있을까? 제발 다치지만 않으면 끝까지 갈 텐데…”

20km를 넘기면서 다리는 이미 무거워졌고, 30km 전후로는 페이스도 눈에 띄게 떨어졌습니다. 30~40km 구간에 산이 있었고 평소 같으면 뛰었겠지만, 무리를 피하려 걸어서 올라갔습니다.

천천히 내려오는 동안 다리의 무거움이 풀리며 컨디션이 살아났고, 40km 지점에 도착했을 때는 약간의 흥분이 올라왔습니다.

“어? 잘하면 완주할 수 있겠는데…?”

II. 방심의 대가 — 40~80km

그 흥분이 문제였습니다. 오르막에서 오버페이스를 했습니다. 올라갈 때는 몰랐지만, 내려오면서 오른쪽 발바닥 통증이 시작되었습니다.

통증을 피하려 왼발에 힘을 집중하자 어떻게든 달릴 수 있었지만,,,

'왼발이 언제까지 버텨줄까?'

70km에 도착하자 다시 희망이 올라왔습니다. 주변 풍경조차 아름답게 느껴졌고, 그 도취된 기분에 530 페이스로 1km 이상 무리해서 달렸습니다.

그 순간, 버티던 왼쪽 무릎이 무너져 더는 뛸 수 없게 되었습니다.

조금의 방심이 바로 결과로 돌아왔습니다.

80km 지점에 도착했을 때는 보급소 스프레이 파스도 이미 동났습니다.

※ 개인용 스프레이 파스는 필수템입니다.


III. 90km까지 2시간 안에만 도착하자

80km에 도착했을 때, 대회 종료까지 5시간이 남아 있었습니다.

“90km까지만 2시간 안에 들어가면, 남은 10km는 어떻게든 갈 수 있다.”

50km 이후 부터 울트라 18회 완주자인 하늘님이 동반주를 해주셨습니다. 하지만 저는 뛸 수 없었기에,,,

"하늘님 먼저 가세요."
"아니야 정팀, 같이 가."
"제가 방해만 될 것 같아서요…"
"정팀이 뛰고 싶으면 뛰고, 걷고 싶으면 걷고. 내 기록은 중요하지 않아."

하늘님은 제 부담을 덜어주려고 뒤에서 걸어주셨고, 버스 정류장에서 5분 쪽잠도 함께 했습니다.

저는 오른쪽 발바닥, 왼쪽 장경인대 통증 때문에 걷기조차 힘들었지만, 너무 늦추면 90km까지 두시간 안에 끝내지 못할까  걱정되었습니다.

“하늘님이 앞장서 주세요. 하늘님 페이스에 맞춰야 들어갈 것 같습니다.”

스마트워치는 80km에서 꺼졌고, 지나가는 분들에게 몇 km 남았는지 계속 물어봐야 했습니다.

※ 삼성 스마트워치는 100km 울트라에 적합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90km 보급소가 보였습니다.

“남은 10km는 어떻게든 가겠지… 다행이다.”

IV. 마지막 10km — 끝없는 고통, 끝없는 응원

"하늘님, 저는 이제 걷는 것도 힘들어서,,, 먼저 가세요."
"정팀, 괜찮아. 10km니까 갈 수 있어. 먼저 출발할게."

걷는 동안은 괜찮다가도 잠깐만 서면 통증이 폭발했습니다. 스마트폰에 10km 걷기를 설정하고, 얼마나 남았는지 숫자를 확인하며 버텼습니다.

빗줄기가 굵어지는 가운데 우비를 꺼내 입었습니다. ※ 우비도 필수템입니다.

그 와중에도 지나가던 차량들이 창문을 열고 외쳤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돼요! 화이팅!”

빵빵빵— 경적 응원도 있었고, 1km마다 울리는 스마트폰 알람은 제게 작은 희망이 되었습니다.


V. Finish Line — 16시간 13분 26초

오후 5시에 출발해 밤 9시 13분, 결승선에 도착했습니다.

⏱ 16시간 13분 26초

화려한 감동을 예상했지만, 젖은 옷과 고통 때문에 오히려 첫 감정은 이것이었습니다.

“집에 가고 싶다…”

조금 후에야 이런 마음이 올라왔습니다.

“아… 그래도 완주했다고 말할 수 있어서 정말 다행이다.”

“80km까지는 봐줄게”라던 둘째, “울트라 준비하면 언덕 몇 번 더!”라던 동호회 형님들, “아프면 바로 멈춰”라던 아내, 그리고 무엇보다 도전을 포기하지 않은 제 자신에게.

“완주해서 정말 다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