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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중에

직언을 했을 뿐인데, 자리가 사라졌다

갑자기 팀에서 제외된 A차장

같이 근무했던 분의 이야기입니다.


갑작스러운 배제

A차장은 제품 매니저(Product Manager)였다.
일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사람이었고,
주말에도 혼자 출근해 이런저런 고민을 하던 분이었다.

 

1주일간의 해외 출장을 마치고
사무실에 출근하자마자 통보를 받는다.

지금 팀에서 제외.

 

그리고
자질구레한 서류 업무를 모아 놓은
신생 파트를 맡으라는 지시를 받는다.

 

그 어떤 사전 통보도 없었고,
이유에 대한 설명도 없었다.

 

A차장은
그저 어리벙벙할 뿐이었다.


A차장의 직언은 왜 시작되었을까

A차장은 개발팀 소속 PM으로,
사실상 팀의 실질적인 2인자였다.

 

팀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다는 생각에
늘 고민이 많았다.

 

문제는 분명해 보였다.

 

프로젝트는 산발적으로 진행되지만
제대로 마무리된 건 거의 없었고,

 

인원은 충원됐지만
업무 배분은 엉망이라
어떤 사람은 자기 공부를 하거나 졸고, 웹툰을 보고,

 

체계적으로 관리돼야 할 개발 자산은
개인 자산처럼 서버에조차 업로드되지 않았고,

 

제품의 근본적인 문제는
계속 뒤로 미뤄지고 있었다.

 

A차장은 개발팀장과
몇 차례 이야기를 나눴다.
관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하지만 팀은 변하지 않았다.

 

같은 이야기를 다시 꺼냈을 때,
팀장은 결국 이렇게 말한다.

“네가 생각한 게 틀릴 수도 있어.”

 

고성이 오갔고,
A차장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마음속 생각은 변하지 않았다.

문제의 원인은
팀장의 리더십 부족과 관리 부재다.


그는 왜 사장님을 찾아갔을까

사업부 초기 멤버였던 A차장은
성격이 ‘직진’이었다.

 

사업부가 성공하려면
문제 있는 개발팀이 제대로 기능해야 하고,

 

그러려면 팀장이 변해야 하며,
변하지 않는다면 교체되어야 한다고
그는 믿었다.

 

순수한 마음이었다.
회사가 잘 되길 바라는 충심이었다.

 

그래서 용기를 내
사장님실을 찾아갔다.

 

개발팀의 문제뿐 아니라
사업부 전반의 문제를
상세히 이야기했다.

 

면담을 마친 뒤,
A차장은 해외 출장을 떠났다.


면담 이후, 판은 바뀌었다

개발팀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업부 전체 문제가 언급되었기에
사장의 호출은 이어졌다.

 

개발팀장
영업팀장
생산팀장
사업부 본부장

 

A차장의 말이 사실이라면
이들 모두
책임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각 팀장은
왜 A차장의 말이 틀린지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며 방어에 나섰다.

 

그리고 곧,
이야기의 방향은 바뀌었다.

A차장 개인의 문제.

 

세 명의 팀장과 본부장의 의견은
A차장 혼자만의 주장보다
훨씬 설득력 있어 보였다.

 

사장은 이제
직언의 내용보다
직언을 한 사람을 문제 삼기 시작했다.

“조직에 융화되지 못하고
자기 주장만 강한 사람.
조율이 중요한 PM으로는 부적합하다.”


결과는 너무 빨랐다

출장 1주일 만에
A차장은 PM에서 제외되었다.

 

이후
사업부에서 의미 있는 역할을 맡지 못했다.

 

A차장 역시
본인이 버림받았다는 걸 깨달았고,
회사를 떠났다.


A차장의 직언은 틀린 말이었을까

그 회사는
나에게 세 번째 회사였다.
공교롭게도 모두 같은 아이템이었다.

 

첫 번째 회사는
제품 출시와 동시에 품질 문제로 망했고,

 

두 번째 회사는
첫 제품은 성공했지만
신제품 개발 실패로 무너졌다.

 

두 번의 실패를 지켜본 나에게
A차장의 말은
지나치게 현실적으로 들렸다.

 

결과는 예상과 다르지 않았다.

 

사업부 매출은 해마다 감소했고,
전체 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고임금 개발팀 인건비는
영업이익 적자를 더 키웠다.

 

영업·CS 팀의 2인자였던 나 역시
개발팀 사무실에 들어가기 싫었다.

‘도대체 저 많은 인원이
뭘 하고 있는 걸까?’

 

제품 문제는 그대로인데
졸고, 웹툰 보고,
바쁜 사람만 바쁘고
한가한 사람은 끝없이 한가했다.


직장에서 ‘직언’이란 무엇일까

두 번째로 망한 회사에서
B부장과 나는 초기 멤버였다.

 

연 매출 1억도 안 되던 회사가
40억까지 성장했고,
외부 인력도 대거 충원됐다.

 

친구처럼 지내던 사장과 B부장은
어느 순간부터
회의 때마다 충돌하기 시작했다.

 

B부장은 점점
회의에서 제외되었고,
결국 그 위에 새로운 사람이 앉았다.

 

B부장은 회사를 떠났다.

 

그 모든 과정을

나는 옆에서 지켜봤다.

 

직언의 사전적 의미는 이렇다.

“옳고 그른 것에 대해
자신의 생각을 기탄없이 말함.”

 

하지만 현실의 직장은 다르다.

 

윗사람도 결국 사람이다.
대부분은

자기 생각을 쉽게 바꾸지 않는다.

 

직언을 한다고 해서
상대가
내 생각처럼 바뀌리라 기대하는 건
너무 순진하다.


그래서 회사에서 직언은 ‘내용’보다 ‘순서’의 문제다

많은 사람들이
직언을 옳고 그름의 문제로 생각한다.

 

하지만 회사에서는
거의 대부분
순서의 문제다.

 

지금 이 말을 해도 되는 단계인가
이 말이 이미 내부 합의가 된 뒤인가
아니면 혼자만 앞서가는 건가

 

A차장은
내용은 맞았지만,
순서를 건너뛰었다.


직언을 해도 되는 사람은 정해져 있다

냉정하게 말하면
회사에서 직언을 해도 되는 사람은 많지 않다.

  • 그 사람이 없으면 일이 안 돌아가거나
  • 이미 조직이 그 사람을 잃을 각오가 되어 있거나
  • 그 말을 해도 보호해 줄 누군가가 있거나

이 셋 중 하나라도 없으면
직언은 폭탄이 된다.


“말해도 된다”는 착각의 시작

사장이 고개를 끄덕였다고
팀장이 “좋은 의견이다”라고 했다고
회의실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고

 

그건
동의가 아니라 예의일 뿐이다.

 

회의실에서 고개를 끄덕였다고 해서
결정이 바뀌는 건 아니다.


그래도 말해야 할 순간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해야 할 때는 있다.

 

법적으로 문제가 될 때
안전이나 품질이 직접적으로 걸릴 때
나중에 책임이 전부 나에게 돌아올 구조일 때

 

이건 직언이 아니라
자기 방어다.

 

이때 침묵하면
나중엔
아무 말도 못 한다.


이 글의 결론

인생을 살다 보면
반드시 직언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하지만,
그 직언이 누군가를 바꾸기 위한 목적이라면
차라리 포기하는 게 좋다.

 

너도 나도 쉽게 변하지 않듯,
조직인 회사는
더더욱 변하지 않는다.

 

네가 하는 직언엔
언제나
더 큰 권력을 가진 사람들의 반론이 존재한다.

 

그 반론은
옳고 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자리와 힘의 문제다.

 

자칫 선을 넘는 순간,
네가 설 자리는
조용히 사라진다.

 

직언을 했던
A차장처럼.

그래도 직언을 해야 한다면,
말의 내용보다
순서를 먼저 생각해 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