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업 준비를 하던 시절,가장 자주 떠올랐던 생각은 이것이었습니다.
‘이대로 낙오되는 건 아닐까?’
그때는 취직만 하면 모든 게 해결될 것 같았습니다.
불안도, 조급함도, 부모님의 걱정도 회사에 들어가면 끝날 거라 믿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회사 안과 밖의 현실을 모두 경험해 보니
그 생각이 꼭 맞았던 것만은 아니었습니다.
이 글은
취준생 시절의 불안에서 시작해, 회사 생활을 거쳐, 퇴직 이후까지 이어지는 현실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누군가를 설득하기 위한 글도, 정답을 말하려는 글도 아닙니다.
다만, 취직이 정말 인생의 유일한 길이었는지 스스로에게 던져본 기록입니다.
I. 이대로 낙오되는 건가?
공무원 시험 준비를 그만두고 취직을 하려니 막막했습니다.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는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몰랐고,
토익 점수란에 적을 만한 점수조차 없었습니다.
백수로 시골 집에 계속 머물 수도 없어
창피함을 뒤로하고 이미 졸업한 학교 근처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아는 후배들이 묻곤 했습니다.
“어? 졸업한 거 아니에요?”
새벽에는 신문 배달을 했고,
낮에는 학생회관에서 아르바이트를 했습니다.
밤에는 영어 수업을 들었습니다.
넉넉하지 않은 집안 형편,
하루라도 빨리 취직해 ‘정상적인 삶(?)’으로 돌아가고 싶다는 조급함,
부모님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는 부담감.
취업 준비에 쓸 수 있는 시간은 최대 6개월이라 생각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영어만 공부했지만,
실력은 눈에 띄게 늘지 않았습니다.
굳게 다졌던 결심은 점점 무너졌고,
마음은 점점 더 힘들어졌습니다.
이 생활이 끝나지 않을 것 같았습니다.
‘이대로 낙오되는 건가?’
II. 낙오를 극복하고 회사에 들어오면
그때는 취직이 인생의 목표였습니다.
하지만 어렵게 들어간 그 회사에서 마주한 현실은 이랬습니다.
30대 후반.
일은 다 비슷비슷해지고,
회사는 연차 많고 급여 높은 사람을 굳이 쓰려 하지 않습니다.
특별한 실력이 있거나,
라인을 잘 타지 못하면
회사에서는 조용히 나가주길 바랍니다.
이게 직장인 95%의 현실입니다.
40대 중반이 되면
스스로는 간부가 될 거라 생각하지만,
그 자리에 오르는 사람은 1~2%에 불과합니다.
한때 내 밑에 있던 후배가
내가 속한 팀의 팀장이 되고,
갈 곳 없는 나는
윗사람이 함부로 대해도 참고 버텨야 합니다.
일반 직장인의 평균 퇴직 나이가 49.3세인 이유입니다.
‘50에 간부도 아닌 채 회사에 남아 있는다?’
회의 시간마다 어린 직원에게 혼이 나는데,
옆에서 보는 제가 다 민망할 정도였습니다.
자녀 대학 등록금과 당장의 생계 때문에
꾹 참고, 또 참습니다.
부당함에 늘 목소리를 내던 그 사람은 사라지고,
“죄송합니다. 네, 알겠습니다.”
이 말만 반복하는 모습만 남습니다.
III. 현실을 알고도 내 목표는 취직이었을까?
그토록 간절히 취직을 해도
20년을 버티는 건 쉽지 않습니다.
20년을 버티고 버티다 퇴직하면,
취직이 인생 목표였던 그 암울한 취준생 시절을
다시 한 번 마주하게 됩니다.
일반 중소기업으로의 재취업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고,
선택지는 사실상 두 가지뿐입니다.
자영업을 시작하든가,
취준생 때처럼
반토막 난 급여를 받고
아르바이트나 비정규직을 하든가.
20대 후반 취준생 시절의 아르바이트
→ 회사 생활
→ 40대 후반, 다시 아르바이트 또는 자영업
결국 20년 후에
아르바이트는 다시 시작됩니다.
이 현실을 알고도,
취준생 시절 ‘이대로 낙오되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 만큼
취직은 그렇게까지 간절한 목표였을까요?
IV. ‘나중에 혼자서 할 수 있는 일’
20대 인생 목표였던 취직은
50 이후의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해주지 못합니다.
너무 조급해서,
저처럼 취직만이 유일한 길이라 믿고
‘이대로 낙오되는 건가’라며 절망하고 있다면
한 번은 현실을 제대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취직은 그저 여러 길 중 하나일 뿐입니다.
50대에도 생계를 이어가려면
‘나중에 나와서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가장 우선순위에 두고 무엇을 할지 결정해야 합니다.
취직이든, 아르바이트든
급여가 많든, 적든
그 자체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50대에 반토막 난 월급이 기다리는
그럴듯해 보이는 취직보다,
나중에 혼자 할 수 있는 일을 염두에 두고
미리 자영업을 시도해보는 것이
훨씬 현명한 선택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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