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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중에

퇴직 후 도배를 시작한 이사님 '왜 취직만 고집했을까?'

20대엔 회사에 들어가야 성공한 것 같죠.

깨끗한 사무실, 내 책상, 매달 빠지지 않고 들어오는 월급.

그런데 이상합니다. 50이 넘으면, 그 회사에 남아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반면, 어떤 사람들은 30대에 시작한 기술 하나로 50대, 60대까지 같은 수입을 유지합니다.

 

이 글은 ‘도배사 vs 중소기업 직장인’ 단순한 직업 비교 이야기가 아닙니다.

월급은 언제까지 유지되는지, 그리고 우리는 왜 그 선택을 너무 늦게 고민하게 되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그 현실을 숫자로 보여드리겠습니다.


I. 퇴직 후 도배 일을 시작한 이사님

직장에 다닐 때는 퇴근 후 술 한잔도, 가끔 주말 산행도 대부분 직장 동료들과 함께했습니다.

직장과 가정을 제외하면 따로 만나는 사람은 거의 없었습니다.

 

1인 사업자가 되고 나니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퇴근 후에 만날 사람도 없고, 주말도 유난히 한가했습니다.

 

그러다 예전에 가입했던 마라톤 동호회 정기 모임에 자주 나가게 됐습니다.

자주 얼굴을 보다 보니 자연스럽게 친해졌고, 서로의 개인사도 알게 되었습니다.

 

그중 동호회 회장님 이야기가 유독 기억에 남습니다.

외국계 기업에서 이사로 퇴직하신 분이었는데,
관련 사업을 하시다 얼마 전 정리하고 지금은 도배 일을 하고 계셨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도배 일을 하고 있다기보다는 배우고 계셨습니다.


II. 결국 개인 사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 나이

50을 갓 넘기면서 제 주변에도 이직하거나 퇴사한 분들이 하나둘 늘어났습니다.

반년 넘게 예전 하던 일로 재취업이 되지 않아 아예 다른 일을 알아보는 분도 있고,

급여를 크게 낮추고 직종은 다르지만 비슷한 일로 재취업한 분도 있습니다.

 

어떤 선택을 하든, 50이 넘으면 결국 이 질문을 하게 됩니다.

 

“이 일을 언제까지 할 수 있을까?”

 

그리고 자연스럽게 ‘혼자서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게 됩니다.


III. 그런데 20대에는 왜 그랬을까요?

왜 우리는,

  • 깨끗한 사무실에 내 책상이 있는 직업만이 유일한 길이라 생각했을까요?
  • 양복 입고 넥타이 매고 면접 보는 회사만 지원했을까요?
  • 당장 받는 월급을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았을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군대를 다녀오고, 취직하면 20대 중후반.

아무리 열심히 해도 다니던 회사에서 이사가 될 확률은 1~2%에 불과합니다.

이사가 되지 않는다면 대부분 50이 되기 전 회사를 나옵니다.

 

기껏해야 20년 남짓한 직장 생활.

 

그런데 왜 우리는 이 20년 남짓한 시간을 인생의 최우선 순위로 두었을까요?

 

어차피 50이 되면 자영업을 고민할 수밖에 없는데 말입니다.


IV. 도배사 vs 중소기업 직장인

중소기업 취직 말고도 다른 선택지는 분명히 있었을 텐데, 그때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정리해봤습니다.
도배 일을 시작했을 때와 일반 중소기업에 취직했을 때의 차이를요.

1️⃣ 경력별 소득 비교 (27세 시작 가정)

 

도배를 일찍 시작해

30대 초반에 경력 5년이 된다면, 중소기업 과장·차장급 월급을 30대 초반부터 받게 됩니다.


2️⃣ 50대 이후의 차이

통계상 평균 퇴직 나이는 49.3세.

 

50대 은퇴 가구의 평균 월 소득은 약 258만 원입니다.

반면, 도배 일을 계속해왔다면 50대에도 월 500만 원 수준의 소득을 유지합니다.

 

도배 일을 오래 하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 직접 일을 받아 사람을 모아 진행하며, 인건비 외에 자재에서 10~20% 마진을 남기기도 하고,
  • 일이 없을 때는 다른 현장에 합류해도, 일당 25만 원을 받습니다.

즉, 30~40대에 벌던 돈을 50대, 60대에도 거의 그대로 유지합니다.

 

도배사는 초반 수입은 낮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격차가 벌어지는 구조이고,

중소기업 직장인은 초반은 안정적이지만 50 이후 급격히 불안정해집니다.


V. 그 선택을 너무 늦게 고민한 건…그냥 직장인의 관성일까?

직장인의 관성이 맞습니다.

다만, 개인의 게으름이나 안일함 때문은 아닙니다.

 

구조적으로 만들어진 관성입니다.

 

20대에는

  • 대학 → 취업 → 회사 이 경로가 정답처럼 설계돼 있습니다.
  • 기술이나 자영업, 현장 일은 애초에 선택지로 보이지 않습니다.

 

30대가 되면

  • 월급이 들어오고, 대출과 가족, 책임이 생깁니다.
  • 생각은 들어도 다른 선택을 하기는 어렵습니다.

 

40대가 되면

  • 선택의 문제는 사라지고, 지금 회사에서 버티기 위해 최선을 다합니다.
  • 회사를 다닐 수 있을 때는 회사 밖의 삶을 상상할 여유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선택지가 줄어든 뒤에야 비로소 다른 길을 고민하게 됩니다.

그때마다 이 말이 반복됩니다.

 

“왜 좀 더 일찍 생각하지 않았을까.”

 

문제는 개인이 아니라, 한 길만 정상으로 보이게 만든 구조입니다.

그 선택을 늦게 고민하게 되는 건 직장인의 관성이라기보다,
관성밖에 허용되지 않았던 구조 때문입니다.


VI. 귀한 직업

직업에 귀천이 없다고 말하지만, 저 역시 마음 한편에는
‘대학교까지 나와서 이런 일은 좀…’
이라는 편견이 있었습니다.

 

넥타이 메고 시작한 직장 생활.

스트레스로 그만두고 49세에 다시 써본 이력서에는 연락조차 오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몰려서 시작한 자영업.

비슷한 시기에 큰 수술을 하고도 회복되지 않은 몸으로 출근하는 아내를 보면서,
그걸 말리지 못하는 현실이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그때 처음 느꼈습니다.

“왜 20년밖에 하지 못할 직장에 그렇게 목을 매고 살아왔을까.”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직업에 귀천은

 

"내가 벌어들이는 돈이 결정합니다" 

 

50이 된 지금에서야
일이 중요한 게 아닌, 내 가족을 책임 질 수 있는 돈의 소중함을 알게 되네요